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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2014)


<꾸뻬씨의 행복여행(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2014)

감독: 피터 첼섬

출연: 사이먼 페그 (헥터 역), 로자먼드 파이크 (클라라 역), 장 르노 (디에고 바레스코 역), 스텔란 스카스가드 (에드워드 역)

며칠 전 현재 일하고 있는 '컬처플렉스 장'에서 문화행사 프로젝트를 하며 두번째로 보게 된 영화. 처음 본 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책으로도 나와 있다는데 읽지는 않았고...앞으로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하는 영화들은 사실 찾아보면 꽤 많다. 잭 니콜슨 주연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최근에 발리우드 영화계를 넘어 주목을 받은 <세 얼간이>라던지, 아주 노골적인 영화로는 역시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 옹들 주연의 <버킷리스트>가 있다. 이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들의 주제가 궁극적으로는 '행복'과 연관되기 마련이다.

왜냐? '행복'은 굉~~~~~~~장히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이니까.

'행복학' 이라는 학문용어가 새로 생길 정도로 행복은 우리 사회에서 언젠가부터 큰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트렌드와 대중의 심리를 곧잘 반영하는 영화계에는 꽤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이제는 상투적인 주제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굳이 따지자면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1936) 또한 인간이 기계가 아니라 행복을 느끼고 추구할 줄 아는 'Human being' 이라는 것을 메세지로 하는 행복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인간이 행복을 갈망한다는 것에 어느 시점이 있겠는가. 인간은 항상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욕망해왔다. 인간의 본성 자체가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행복하기 위해 먹고, 행복하기 위해 자고, 행복하기 위해 싸고, 행복하기 위해 마시고, 행복하기 위해 사랑을 하고, 행복하기 위해 섹스를 하고, 행복하기 위해 종교를 믿고, 행복하기 위해 일을 하고, 행복하기 위해....................

그럼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란 말인가?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모든 일을 하는가?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그 기반에 행복하고 싶은 욕망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 아침일찍 그 지옥철을 견디며 출근하고, 누군지도 잘 모르는 이들과 무언의 경쟁을 하며, 때로는 남을 해하면서까지 자기의 이득을 추구하는가?

영화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주인공인 헥터는 예쁜 아내와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꾸려가던 정신상담가이다. 어느 날 그는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과 환자들과 아내에게 짜증만 내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무작정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하여 여행을 떠난다. 그는 비행기에서 조그만 수첩을 하나 꺼내어 여행동안 자신이 얻고 깨달은 것들을 한줄씩 적어나가려 한다. 좌충우돌 사고도 많을 뿐더러 불안정한 여행이었지만 헥터는 끝내 자신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리고 그 행복은 애초에 본인이 생각한 것 만큼 멀리 있지 않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여타 로드무비나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들의 것과 크게 다를 건 없다. 일상에 무료함을 느낀 한 중년의 남성이(이때 중요한 건 꼭 이들은 중산층 이상의 경제적 능력이 있는 직장인이라는 것이다!) 무계획, 무작위의 여행을 떠나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다. 식상하다고? 그렇다면 영화를 보거나 다시 한번 보자. 우리가 얻을 것은 이 영화의 줄거리가 아니다.

본인도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는 언제 어떻게 보았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저 그랬던 행복,여행 영화였다. 잘 만들어지고, 깔끔하고, 주제 좋고, 예쁘긴 한데 보고나서 며칠 후 딱히 기억나지 않는 영화. 두번째로 보기 전까지 줄거리도 까먹고 있었으니 말이다.

두번째 보고 난 후 느낀 점을 정리하자면 대략 이러하다.

1) 자신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게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근원적이고도 직접적인 방식이다.

1-1) 그렇다면 현대인들에 이르러서까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지 못하고 있는가?

개인적인 견해로는

첫째, 1)을 아직 깨닫지 못했다. 이러한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서 은근 많은 듯 하다. 특히 타인의 기준, 잣대에 맞추어 살아온 사람들, 부모나 주변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바람인 양 살아온 사람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온 사람들의 경우가 그러하다.

둘째, 1)을 어렴풋 느끼고 있으나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고 시도하기도 귀찮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유형이다. 30-40 대의 청장년 가장들, 직장인들의 경우 현 상태 상당 수가 이에 해당한다. 이 중 몇은 1)을 인정하고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꾸기엔 그동안의 자신이 일궈낸 것들이 아깝거나,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선뜻 시도하려 하지 않기도 하다. 이 부류의 경우 '자존감'과의 연관성이 매우 크나, 그것까지 다루면 이 리뷰는 하나의 심리학 논문이 된다. 귀찮고 내가 그 정도 능력도 없으니 그건 빼자.

헥터의 경우 기존의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상대적으로 크고, 자존감도 높은 편이라 이러한 틀을 깨고 여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셋째, 1)을 알지만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사람들. 혹은 이미 시작했고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 그래서 불안한 사람들. 나 또한 이 경우에 해당한다.

영화는 위의 세 유형 모두에게 나름의 조언이 될 것이다. 다들 보고나면 뭔가 느끼는 게 있겠지. 내가 그랬듯.

2) 행복은 상당히 가까이에 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많고 흔하다.

더 들어가면, 행복의 매개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우리가 행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행복하려는 시도, '아, 내가 행복하고자 하는구나' = '내가 살아있구나' 를 아는 것.

그렇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시도하고 깨닫는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계속 반복되다보면 그 가치를 깨닫는 우리의 감각은 무뎌진다. '지루하다'고 말하는 바로 그 시점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는 생물이 아니다. 욕망이 다분화되어있기 때문에 그렇다. 단순한 식食이 아닌, 단순한 의衣와 주宙가 아닌,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욕구. 그러한 욕구들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그것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들을 찾고, 충족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

어쨌든, 뭔가를 해야 한다. 먹으려면 음식을 찾아 손으로 집어 입에 넣어야 하고, 씹어야 하고, 몸 안에서는 그것을 또 소화를 시켜야 한다.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움직이는 동動물인 것이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왜 하는가.

우리가 행복해지는 시점은 자신에게 맞는 행복을 찾은 그 다음부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하고자 하는 자신을 느끼고, 그 행복을 찾아 떠나는(여행을 떠나라는 말이 아니다!) 그 시작점부터 우리는 이미 어렴풋 설렘을 느끼고 있다. 막연한 것에 대한 불안이 곁들여졌지만 가슴이 뛰는 느낌, 내가 내 삶을 사는 느낌, 그 설렘. 그 감각에서부터 우리 몸의 교감신경은 이미 행복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주는 매개체는 정해져있지 않다. 인간이 변화함과 마찬가지로 행복을 느끼는 감정과 그 타겟 또한 변할 수 있다. 그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과 친해져야 한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자주 대화를 나눠보아야 한다. 자꾸 되물어야 한다. 그리고 무언가 대답이 나온다면, 일단 가차없이 행동에 옮겨보는 것. 일단 해보는 것.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도 안 죽는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다 안다. 전쟁터로 나가자는 게 아니잖은가, 다만 행복해지고자 할 뿐이다. 좀 안되면 어때, 여행도 막상 여행을 다녀온 후보다 여행 가기전 계획짜는 것, 준비물 챙기는 과정이 더 신나다. 행복하려고 시도를 하는 그 시점부터 당신은 이미 반쯤 행복해져 있는 것이다.

헥터는 설레기도, 때론 위험하기도 했던 그 여행에서 비로소 자신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행복을 향해 달려가지만, 누가 알까? 1년 후 헥터는 다시 또 여행길에 오르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고 더 많은 삶의 경험들이 쌓인 채로 일 것이다. 어쩌면 그 여행길 자체가 헥터에게 행복을 주는 매개물이 될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할지, 자신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그러니 해볼만 하다. 정해진 각본이 아니기에, 내가 내 삶을 살아가는 가치가 있고 재미가 있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2)번에 대한 확신을 주는 영화였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가 들고 그것을 찾아 헤매는 것, 현재의 나의 틀을 깨려고 시도하는 것, 해보고 싶은게 있으면 해보고,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하는 것. 이러한 것들이 행복의 일부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변한다는 것은 결국 살아있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이다.

 about hekaz hex 

 

새로운 것을 꿈꾸고, 하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은 헤카의 작은 놀이공작소입니다. 

 

현재 NLL PROJECT 진행중이며, 

영화와 맥주를 좋아해서 리뷰도 가끔씩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이 공간을 토대로, 이 세상 꿈꾸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ABOUT HEKA 

 

하고 싶은 것 최대한 하고 살다가 죽고 싶은 여자

영화와 맥주와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여자 

흥나면 낮술한잔 가뿐히 걸칠 줄 아는 여자

바로 그런 여자가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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